안녕하세요, TLB Korea입니다.

연일 이어지는 빗소리가 잠시 줄어들 때, 짧게나마 들리는 매미소리가 반가운 요즘입니다. 

이런 날들이 계속 이어질수록 야외활동보다는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장시간 실내에 머무르다 보면 정지되어 있는 풍경들이 익숙해지면서 따분하게 다가오기도 하죠. 

오늘은 이렇게 반복되는 습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가볍게 읽으실 수 있는 주제를 준비했습니다.



출처 - Shoegazing Blog



TLB의 구두들은 크고 작은 다양한 디테일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밑창(Outsole)'은 다양한 디테일들이 담겨있는 중요한 부자재입니다. 

TLB의 밑창은 아시다시피 '가죽창(Leather sole)'과 '고무창(Rubber sole)'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Vibram, Dainite 등 익히 알려진 유명 업체들의 제품을 사용하기보다는, 

TLB는 그들의 신념 그대로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만들어낸 제품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밑창에 맞는 적절한 디테일들을 적용하여 구두 전체의 품질과 착용감을 높이고 있죠. 

오늘은 이런 밑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히든 채널드 솔로 마무리되기 전 모습과 모든 공정을 마친 아웃솔의 모습



먼저 살펴볼 창은 '가죽창(Leather sole)'입니다. 흔히 '홍창'이라고 통칭되는 가죽창은 각기 업체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TLB의 가죽창은 이탈리아산 밤나무 껍질을 이용해 '식물성 무두질(Vegetable Tanning)'을 하여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방식은 무두질 과정에서 다른 방식들에 비해 시간이 훨씬 더 소요되지만 보다 견고하고 높은 품질의 가죽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식물성 무두질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JR 사에서 사용하는 구덩이 태닝 과정과 흡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천연 성분을 사용하여 무두질을 하며, 

사용된 식물의 성분이 오랜 시간 동안 가죽에 깊게 스며들어 강한 내구성과 더불어 온도, 습기에 대한 높은 저항력을 갖게 해 밑창의 품질을 월등히 향상 시켜준다는 점에서 말이죠. 

이렇게 만들어진 가죽창을 웰트(Welt)와 함께 꿰매어 연결한 후 최종적으로 '히든 채널드 솔(Hidden Channeled sole)'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사진 속 밑창의 토 부분에는 'Toe Nail'라고 불리는 7개의 못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는 국내에서만 만나보실 수 있는 디테일로 고객분들을 위해 세심히 신경 쓴 부분입니다.



가죽창으로 제작된 TLB의 제품들을 보시면 공통점들을 발견하실 수 있을 텐데요, 

바로 히든 채널드 솔로 마무리하여 깔끔해진 밑창의 마감 처리와 '베벨드 웨이스트(Babeled Waist)'라고 불리는 잘록한 구두의 허리가 대표적이죠. 

사실 이러한 디테일들은 하이엔드 급 제화 업체나 비스포크 슈메이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일반적인 기성화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디테일이기도 합니다. 

TLB는 이러한 고급 사양들을 자사의 구두에 접목시키며, 높은 기술력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철저히 구축하고 있습니다. 

히든 채널드 솔과 베벨드 웨이스트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포스팅을 통해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과 일본의 비스포크 슈메이커에 자문을 받으며 오랜 기간 연구와 샘플 작업을 거쳐 탄생하게 된 TLB의 비하인드스토리는 이미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화 업계에서 강력한 영향을 지녔으며, 신생 제화 업체인 'J.FitzPatrick'의 창립자이기도 한 'Sheosnob'은 

TLB를 두고 "이 가격대에서 이러한 하이엔드 급 퀄리티의 구두를 만나보긴 힘들다."라고 하며 극찬을 한 바 있죠. 

단순히 '가성비'의 개념이 아니라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가심비'의 개념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흔히 지불한 가격이 아깝지 않고 만족스러울 때 '가심비'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앞서 저희 포스팅을 기초로 다양한 관점에서 제품을 보았을 때, 

단순히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향이 아닌 보여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퀄리티를 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성을 기본으로 고객의 만족에 초점을 맞추고 구두를 제작하여 '가심비'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무창에서도 TLB의 시그니쳐와도 같은 잘록한 구두의 허리, 피들백&베벨드 웨이스트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서 '고무창(Rubber sole)'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고무창의 장점을 꼽자면 대표적으로 접지력과 내구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무창 특성상 외관, 즉, 창의 두께가 두껍거나 특유의 캐주얼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복장 및 장소에 있어 제한적인 부분이 있으며, 

내구성이 강한 만큼 창의 밀도가 높아 딱딱하거나 무겁다는 단점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앞서 글을 시작하며 TLB는 자체적으로 밑창을 개발하여 제작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흔히 우리가 아는 이탈리아의 Vibram 사와 영국의 Dainite 사 등 유수의 업체들의 제품을 구두에 적용할 수도 있었지만, 

TLB는 자체적으로 창을 개발해 나가며 그들만의 신념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기존 고무창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넘어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고무창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이죠.



고무창이라고 해서 단순히 투박한 외양을 지닌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전체적인 창의 외관을 수정하였습니다. 

창의 두께부터 박음질이 들어간 땀의 간격 등 숨어있는 디테일들이 담겨있죠.



TLB가 선보이는 고무창의 이름은 'Slim City Diamond Rubber sole'로 저희는 줄여서 'City Rubber sole'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시티 러버 솔은 기존 고무창이 가지고 있는 접지력과 내구성이라는 장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창을 경량화 시키고 쿠션감을 주어 착화감을 높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창의 외관 또한 가죽창과 동일한 두께로 조정하여 기존 고무창이 지니는 한계를 넘어 복장의 제한 또한 극복했습니다.

TLB가 선보이는 구두는 '선'을 중시하는 유려한 외관에 포멀하고 진중한 인상을 지녔습니다. 

그렇기에 가죽창으로 된 제품들이 주를 이루지만 일부 시티 러버 솔이 적용된 모델들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Artista Collection의 113 Ante suede 다크 브라운 모델과 Main Collection의 545 Box calf 블랙, 546 Box calf 블랙이 대표적으로 시티 러버 솔이 적용된 모델들이죠. 

각 모델들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13 Ante suede Dark Brown

먼저, Artista Collection의 113 모델은 펀치드 캡 토(Punched Cap toe) 형태의 스웨이드 모델입니다. 

물에 강한 스웨이드 소재와 함께 시티 러버 솔이 사용되어 궂은 날씨에도 전혀 문제없이 전천후로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스웨이드와 동양인의 족형에도 잘 맞는 Goya 라스트로 제작되었기에 편안한 착화감 또한 일품인 모델이죠.

 활동량이 많은 직장인 분들이나 캐주얼과 포멀, 모두 활용이 가능한 구두를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드리는 모델입니다.

좌) 545 Box calf Black  우) 546 Box calf Black

Main Collection은 최적의 피팅감을 선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전개하는 만큼 시티 러버 솔은 그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밑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45, 546 모델은 이를 대표하는 로퍼로써 구두를 많이 신어보지 않으셨거나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시착 후 착화감이 편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모델입니다. 

"구두는 올드하다."거나 "구두는 불편한 신발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꼭 한 번 추천드리고 싶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TLB의 구두들에 적용되어 있는 밑창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흔히 밑창을 구분하실 때 가죽창은 미끄럽고, 고무창은 미끄럽지 않다는 틀에서 많이들 생각하십니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들이 구두를 선택하실 때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하죠.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단순히 미끄러움의 정도에 따라서 구두를 선택하는 것은 구두의 다양한 즐거움을 전해드리고 싶은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앞서 본문에서 언급해드린 대로 가죽창과 고무창은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떠한 창이 더 좋다는 이분법적인 구분으로는 밑창을 제대로 설명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구두의 '선'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하실 수 있도록 안내해드리고 있습니다. 

결국 겉보기에 조금 더 아름다울 수 있게 만들고 그것을 고객분들에게 설명해드리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선'의 개념에서 밑창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유려하고 아름다운 '선'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선'이 구두를 선택하는 것에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길고 지루한 장마철, 잠시나마 즐거우셨길 희망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