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TLB Korea입니다.
어수선한 시기에도 높고 청명한 하늘을 보니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선한 바람이 머리칼을 스치는 이 시기에는 낭만이라는 잊고 지낸 지 오래된 단어가 떠오릅니다.
사람마다 속에 품고 있는 낭만은 제각각입니다. 이렇게 낭만은 다양한 얼굴로 존재하지만 오늘은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파트너이자
동반자인 '구두'를 조금 더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다소 유익하지만 로맨틱한 낭만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얼마 전, TLB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구두 전문 수선업체 리부트(Re;Boot)와 협업으로 진행하는 수선 할인 이벤트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행사는 9월 29일(화)까지 진행될 예정이니 수선이 필요하신 분들은 TLB Korea의 각 직영점 혹은 리부트로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벤트가 진행되고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 덕분에 이벤트를 준비한 저희도 매우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저희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수선에 대한 이야기를 판매자의 입장에서만 전달해드렸다면
좀 더 다른 시각 즉, '전문가의 입장에서 전달드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말이죠.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저희와 함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TLB Korea의 공식 수선업체,
리부트(Re;Boot)의 수장인 김성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이제부터 그의 시각에서 수선에 대해 접근해보겠습니다.
Q. 리부트(Re;Boot)만이 가지는 매력 혹은 강점(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김성근 대표: 가장 큰 강점은 '전창 갈이(리솔)'가 자체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에요.
이전 세대와 달리 점점 웰트화가 제화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제화 문화가 성숙해진 것은 사실이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리와 수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졌고,
그 중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어요. 리부트(Re;Boot)는 굿이어 웰트 제법과 블레이크 제법으로 제작되는 구두들의 리솔이 자체적으로 가능합니다.
기간은 7~10일 정도가 소요되며, 이태리와 영국 그리고 미국의 오리지널 파츠들로 옵션을 선택할 수 있어 취향에 맞게 커스텀을 할 수도 있지요.
오랜기간 동안 내 발과 함께 하며, 내 발에 맞게 길들여진 구두는 마치 파트너나 동반자와 같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전창 갈이를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요?
Q. 수선을 왜 해야만 하는가요?
A. 김성근 대표: 좋은 품질의 구두를 샀다고 해서 구두를 오래 신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대부분의 고객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해 주시는 경우가 많죠.
물론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저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평소의 꾸준한 관리가 곧 구두의 수명 연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사전에 미리 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미리 준비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요.
Q. 그렇다면 대표적인 수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김성근 대표: 가장 많이들 문의하시고 진행해 주시는 수선은 크게 두 가지에요. 바로 스틸토와 하프솔 작업이 대표적이죠.
- 스틸토: 이름 그대로 구두의 토 부분에 쇠를 다는 작업입니다. 가죽창을 즐겨 신는 고객에게 추천 드리는 수선으로,
반영구적으로 지속되는 수선이며 마모되기 쉬운 토 부분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죠.
간혹 토 부분이 바닥과 부딪히며 소리가 나거나, 특히 젖은 노면에서 해당 부분이
미끄러울 수 있다는 단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두를 오래 신기 위해서는 추천 드리는 수선 중 하나입니다.
- 하프솔: 주로 접지력을 위해 진행하는 수선입니다. 평소 구두를 신는 습관이나 취향에 따라 진행하길 권해드리죠.
다만, 수선 후 가죽창보다 접지력은 올라가지만 반대로 구두 자체의 유연성을 떨어져
착화감은 감소한다는 점을 유의하면 좋을 것 같네요.
Q. 가죽창에 대해서 다양한 걱정을 하시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 김성근 대표: 가죽창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최소 며칠, 못해도 1주일이라도 신어보고 경험해보기를 권유 드립니다.
그렇게 경험을 해보면서 내 취향을 알아가고, 나의 취약점(주로 마모되는 부분 - 착용자의 보행습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을 찾아
나에게 필요한 수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죠. 만약 본인이 모르더라도 전문 수선업체에서 상주하고 있는 직원에게 상담을 받으며 알아갈 수도 있어요.
나의 평소 습관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관찰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에 가끔 놀라기도 하고 뭐 그렇죠.(하하)
Q. 끝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수선 또는 구두를 관리할 때 알아 두면 좋은 팁이 있나요?
A. 김성근 대표: 수선은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굳이 이야기하자면 새 상품인 상태에서 수선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죠.
그 이유는 마모가 된 구두를 수선할 때 보강작업이 추가로 이루어지는 경우나 가죽창에서 고무창으로 반창 작업을 하는 경우에
기존의 부품들과는 달라지기 때문에 유연성을 저하시키거나 착화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평소 관리에 대해서는 구두를 신을 때 슈레이스를 풀고 신고, 슈혼을 사용하며, 구두를 신지 않을 때는 슈트리를 넣어두는 것이 좋아요.
이런 작은 습관들이 구두의 수명과 직결하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습관이 중요합니다.
짧지 않은 시간 김성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사실 리부트 매장은 독특한 분위기의 구두 수선 매장입니다.
왠지 모르게 어두운 조명과 그 조명 아래의 마치 마피아 보스와 같은 인상의
김성근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말을 걸기가 쉽지 않죠.
하지만 그런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매우 유쾌하며 정이 많고,
본업인 수선 분야에 대해서는 진지하고 정력 넘치는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죽 복원에 관련한 공부도 병행하며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행보가 몹시 기대됩니다.
오늘은 수선에 대해서 또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보았습니다.
저희가 항상 강조 드리는 것과 일맥상통하지만 조금 더 간결하게 핵심 위주로 수선의 필요성과
구두관리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혹시 이 저널을 보시고 신발장에 있는 구두를 잠시 보고 오셨나요?
여러분의 구두, 지금 어떤 상태인가요?
낭만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무엇인가와 함께하고, 그 하루가 어느 순간 오랜 시간이 되었을 때도
내 곁에 여전히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면 그것 또한 낭만일 것입니다.
나와 잘 맞는 구두라면 그런 낭만의 파트너로서 제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음 이어질 포스팅은 슈케어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수선 분야와는 또 다른 구두 관리에 대해 다양한 견해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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